블랙야크 100대 명산, 월악산 등정 (코스, 주차, 난이도 등)
- 등산/100대명산 로그
- 2021. 4. 12.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마음을 다 잡고자 목금 연차를 내고 등산을 왔지만 목요일날 1일 2산 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금요일에 올 산의 난이도를 높였다. 나는 월악산을 이렇게 말하고 싶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의 중간보스" 물론 모든 산이든 코스에 따라 난이도가 천차만별이지만, 나는 그 중에 난이도가 있다는 보덕암 코스를 선택하였다.
월악산에 대해
월악산(月岳山)은 3대 악산에 속해 있으며 그 중 나머지 악산은 치악산과 설악산이다. 여기서 악산이라 산이 험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관악산과 마찬가지로 "큰산 악"자이기 때문에 험해서 힘들다기 보다 커서 힘들다 볼 수 있다.
악산이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 걸쳐졌다. 면적의 대부분은 충북 제천시에 있지만, 충주시, 경상북도 문경시에도 걸쳐져 있으며 높이는 1,097m의 산이다. 그리고 월악산의 월이 달 월인데 그 이유는 산에 달이 걸쳐 있는 모습이 수려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며 그 만큼 경관이 수려하다라 볼 수 있다.
아래는 지명유래에 대한 위키피디아에 대한 설명이다.
월악산은 『세종실록지리지』(청풍)에 "명산은 월악(月嶽)이요(신라에서는 월형산(月兄山)이라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 『신증동국여지승람』(청풍)에는 "월악산이 군 남쪽 50리에 있다. 신라에서는 월형산이라고 일컬었다. 소사(小祀)로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신라 시대에 산제를 지냈던 곳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여지도서』(청풍)에 "월악산이 부의 서남쪽 40리쯤에 있다. 산의 형세가 여러 고을에 걸쳐 있다. 산의 동쪽 한줄기는 모두 청풍 땅에 속한다. 산 정상에는 옛 성터가 뚜렷하게 남아 있다."라고 하여 성터가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외 여러 옛 지도에 월악산은 빠짐없이 표기될 정도로 중요한 산으로 인식되어 왔다. 월악광천(너브네), 월악교, 월악사는 관련 지명이다.
그리고 월악산의 주봉은 영봉(신령스러운 봉우리, 靈峰)인데 예로부터 주봉이 영봉인 곳은 월악산과 백두산 단 두 곳 뿐이며 대한민국으로 좁히면 월악산 한군데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보덕암 코스
내가 보덕암 코스를 선택한 이유는 현재 다니는 산악회에서 보덕암 코스로 월악산을 다녀왔던적이 있었고, 이 분들은 대체로 쉬운 코스보다 멋진 코스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월악산을 제대로 다녀오려면 보덕암 코스를 다니는 것을 추천하는 것도 그 이유중 하나였다.
블랙야크를 빨리 인증하기 위해서는 신륵사 코스를 다녀오는 사람들이 있고, 실제로 이 코스로 가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던 것 같지만(정상에서 보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 나이가 좀 있고 등력이 있는 분들이 보덕암에서 출발하는 분들이 많았다.
아무리 최단코스, 최단코스라 하지만 월악산마저 최단코스로 가서 월악산 힘들었다라고 말하는것은 보덕암 코스로 갔던 사람과 대화할 때 창피해보여서 이왕 가는거 힘든 코스로 가자는게 그 이유였다.
전날 숙소
목요일은 충남 칠갑산을 간 상태였고, 전북에 있는 산을 갈까 어딜갈까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삘 받아서 월악산을 선택한 만큼 숙소를 잡는 것도 고민이었다. 일단 충주호가 보이는 조망이 보덕암 코스이기 때문에 충주호하면 충주시, 충주시는 나름 숙소가 괜찮겠지 생각에 충주역으로 네비를 찍고 달렸다.
칠갑산에서 2시간 30분정도 달리고 나서 충주역에 도착하였고 야놀자와 여기어때와 같은 어플을 써서 숙소를 잡았는데 충주역 모텔들의 상태와 가격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 중에 모습은 호텔같은 느낌의 모텔을 선택하였다.
상당히 넓고 일반실인데도 욕조가 있었으며 평일 기준으로 45,000원이라는 혜자스러운 가격이었다. 도저히 서울에서는 이 퀄리티에 이 가격은 보기 힘든데 충주시가 땅값이 싸서 그런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워낙 없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아 참고로 넷플릭스 보기도 가능했다.
보덕암 코스는 주차장이 20여대밖에 주차가 안되며, 일찍 가야 주차를 할 수 있다는 수많은 후기들을 보니 잠이 오지 않았다. 물론 잠을 늦게 청한탓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등산가는 날에는 잠이 오지 않는 이상한 병에 걸린듯 했다. 자꾸 주차를 못하면 어쩌지?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잠을 못자는 사이... 결국 새벽 4시 모텔을 빠져나오고 보덕암으로 출발했다.
보덕암 주차장
새벽 4시 40분경 보덕암 주차장에 도착을 하였는데 내가 생각하는 주차장이 아니었다. 산 중간에 위치한 곳이고 새벽에 나 혼자만 덩그러니 주차장에 있었다. 아무런 불빛도 없고 산속에서 있다보니 무섭기도 하고 춥기도 했다.
일단 무서운걸 달래려 그냥 잠을 청했지만, 중간중간 너무 추워서 깨게 되었고 그럴때면 차에 시동을 걸어서 히터를 틀고 다시 따뜻해지면 시동 끄고 자고 이 짓을 반복하였다. 그렇게 4시간쯤 1시간 싸이클로 깨는 것을 반복했을까? 8시 30분정도가 되면서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
망할... 8시가 넘어서야 사람이 처음 오기 시작했는데 블로그에 주차하기 힘들다는 소리 때문에 일찍 온 나를 비난하면서 그 블로그를 적은 사람도 원망스러웠다. 내 옆에 주차를 한 사람은 차 안에서 자고 있는 나를 보면서 약간 놀란 것 같았다. 커플인 것 같았는데 나는 그 분들 때문에 잠에서 깼고, 그 분들은 나를 보며 "뭐야 이 사람" 이라는 표정으로 쳐다본 후 화장실 정비 후 곧장 출발하였다.
아직 비몽사몽한 상태인데 곧장 차들이 좀 오기 시작했다. 약속이나 한듯 8시가 넘어서니 하나둘 오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주차장의 자리는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한 3대가 온 이후 나도 이제 출발하기 위해서 기지개를 편 후 화장실을 갔다가 이제 등산을 시작하였다.
등산 시작 ~ 보덕암까지
등산 시작전 지도와 자연과 함께 한다는 안내판을 본 후, 출발하였다. 현재 위치가 보덕암이 있는 곳은 아니고 보덕암까지 가기전의 주차장 위치였기 때문에 보덕암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계단을 좀 걷다보니 멀리서 바람에 의한 종소리가 아름답게 들리기 시작하였다. 정말 평화롭게 들렸는데 동영상을 찍지 못해서 하산할 때 꼭 찍어야 겠다 생각하였다.
하봉까지
보덕암 코스는 하봉 ~ 중봉 ~ 영봉이라는 봉우리를 3개 올라가는 코스인데 각각 산을 하나씩 타는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월악산이 왜 힘든 산인지를 알게 되는 것 같다. 하봉까지만 봐도 계양산을 한번 탄 느낌이었고 나머지 중봉, 영봉도 또 각각 산을 한번씩 더 타는 느낌이다.
게다가 중간중간 계단 천국이라 정말 하체힘을 쭈욱 빼는데 솔직히 산이 위험한 것은 서울에 있는 북한산, 수락산, 도봉산들이 더 위험하며 월악산은 위험하다기보다 그냥 하체힘을 쭈욱 빼며 계속 좀비처럼 가는 산인 느낌이다.
한참을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인데도 뭔가 표지판이 나오질 않는다. 이상하게 월악산에서는 시간이 가질 않으며 내가 간 거리보다 적게 나오는 느낌이다.
한참을 걸었는데 이제 500미터 왔다고 나온다. 그리고 초반 하봉전까지 나오는 계단들은 왜 월악산이 빡신지를 알려준다. 어떤 느낌이냐면 초반에 스쿼트로 하체힘 탈탈 털고 등산을 시작을 시켜버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왜 보덕암 코스에서 이런 표지판마다 사진을 찍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정말 500m마다 표지판이 있던것 같은데 정말 이거라도 없으면 드레곤볼의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 수련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무자비한 계단지옥들...산을 좀 타는 사람들은 계단 지옥을 정말 싫어하는 것 같다. 계단이 없으면 뭔가 중간중간 쉬기에도 좋지만 계단 중간에서는 쉬기가 애매하기 때문인지도..
한참을 걸었을까? 실질적인 하봉에 도착하였다. 여기는 하봉이 아니지만, (여기서 5~10분 더 걸어가야 하봉 위치에 도착한다) 하봉 자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조망을 만든 것 같다. 중간에 소나무가 인상적이었고, 솔직히 하봉, 중봉, 영봉 중에서 여기서 보던 풍경이 가장 이뻤다. (사실 영봉 도착 시 갑자기 하늘 컨디션이 영...ㅠㅠ)
이렇게 충주호가 가깝게 보이는 예술적인 조망이다.
중봉까지
여태까지 갔던 봉우리들의 대다수가 매우 가깝게 연결되어 있으며, 오르면서 봉우리가 형성되어 있었다면 하봉, 중봉, 영봉은 그냥 산 3개를 붙여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각각의 최정상을 하봉, 중봉, 영봉이라 하는 느낌이라면 이해가 가려나?
그러다보니 다른 봉우리로 이동을 할 때 내려가는 것도 상당히 많았는데 이로 인해서 후반부에 무릎에 상당히 무리가 가기도 했다. 가면서 걱정인 것은 원점회귀 코스라는 것이다. 결국 하봉 -> 중봉 -> 영봉 -> 중봉 -> 하봉이라는 이 코스가 얼마나 G랄 맞은지 깨닫게 되었다.
걷다가 막다른 길처럼 보였던 이 모습 더 가면 왼쪽에 길이 나있다.
하봉에서 내려가는 것도 일이다. 저 멀리 중봉이 보이는데 그냥 빡신 연계 산행의 느낌...
중봉에 도착하니 하봉과 다른 느낌이다. 하봉은 좀 더 정돈된 느낌이라면 중봉은 거칠은 느낌...
그래도 뭐 하봉처럼 계단 징글징글하게 나오는건 동일하다. 사실 계단이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계단이 없으면 오르기 힘들기 때문이겠지. 실제 월악산의 평균 경사도는 장난이 아닌 수준이다.
계단도 계단이지만 중봉부터는 뭔가 산세가 험해졌다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어찌저찌 돌 타고, 계단 타다보니 중봉에 도착했다. 중봉의 풍경이 하봉보다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하봉이 더 인상 깊었다. 다만 하늘 위에서 구름의 그림자가 마을을 가리는 모습은 장관이긴 했다.
몇몇 블로거들은 산양을 봤다고 하는데 나는 산양을 보질 못했다. 월악산의 명물인것 같은데...이걸 보지 못한게 너무 안타깝다.
영봉까지
중봉에서 영봉까지 가는 길은 사실 크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봉에서 중봉까지 가는 길과 비슷한 느낌이었고, 중봉에서 영봉까지 가는 길이 좀 더 짧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아무런 생각 없이 좀비처럼 '영봉' 이라는 마인드로 버티면서 갔기 때문이기도 했다.
계속 계단이 있으니 뭐 사진을 찍을래야 찍을수가 없다. 이건 등산인지 아파트 옥상을 오르는지 모르겠다. 한가지 기억에 남는건 마지막 500m가 진짜 시간이 가질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긴 500m는 처음 느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영봉의 가기전 마지막 철제 다리를 올라가면 이제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영봉을 볼 수 있게 된다. 보덕암에서는 나를 지나친 사람이 딱 한명 있었고, 나보다 앞서 갔던 사람들이 3~4명 있었는데 영봉 안에 20명 넘게 있는 것을 보면 다른 코스에서 훨씬 많이 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대화 내용을 보면 최단코스 거리길래 신륵사에서 주로 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태까지 등산하면서 찍은 셀카중에 가장 피곤해보이는 얼굴인데 그만큼 영봉으로 올라가는 과정이 험난했음을 알 수 있다. 이때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어떻게 돌아가지? 신륵사로 빠지고 싶다..."
영봉에서 전날 산 편의점 오징어와 쥐포를 뜯어 먹고, 수분을 보충하며 많은 생각에 잠긴 채 왔던 길을 돌아봤다. 다시 중봉과 하봉을 올라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없었지만, 이러니 월악산이지 라는 생각을 하며 돌아갔다.
하산
하산하는 길은 사진을 별로 찍지 않았는데 하산길 중봉부터 무릎 상태가 급격히 좋아지지 않았고, 나는 하산하는 길인데 이제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하봉에서 마을로 가는 길목에 만난 2명의 여성분은 오후 1시인데 이제 하봉가는 길을 저렇게 지체하는걸 보면서 걱정이 들 정도였다.
약 5~6시간을 걸었던가 보덕암이 멀리서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 시작할 때 종소리와 달리 하산 이후 종소리는 다가오는 느낌이 너무 달랐다. 나도 모르게 종소리가 너무 이뻐서 동영상을 찍게 되었는데 마치 종소리가 "오늘 하루 수고했어"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등산 중간에 청설모도 만났는데 이 녀석이 내가 카메라를 들고 동영상을 찍으니깐 가만히 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리포트 및 코스
이동거리가 6.41km로 되어 있는데 체감 8km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 왜 저렇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계단이 많아서 그런지도... 코스가 원점회귀 방식이라 자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으면 보덕암에서 하봉, 중봉, 영봉갔다가 신륵사로 빠지는 코스를 많이 한다.
내가 생각해도 원점회귀 코스는 추천하기가 영 그렇다. 문제는 자체를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으니..어쩔 수 없겠지만...
참고자료
http://www.knps.or.kr/front/portal/visit/visitCourseSubMain.do?parkId=121400&parkNavGb=guide&menuNo=7020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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