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중산리 코스 #20 - 등정 후기 (주차, 코스, 난이도 등)

    한달하고 5일이나 지났지만, 워낙 다른 등정 포스팅이 밀려있다가 쓰질 못했는데 그래도 사람들이 더 많이 봐야 될 것 같아서 먼저 지리산 천왕봉 칼바위 코스에 대해서 먼저 작성합니다.

     

    개인산행을 시작한지 2달여가량 지났고, 어렵다는 월악산 하봉~상봉 코스부터 치악산 사다리 병창 등을 다녀오면서 느꼈던 것은 할만 하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동네 산들을 다닐때만 하더라도 동네산도 힘든데 지리산같은 곳은 못가겠네 생각 했었는데 그냥 힘든건 3층 집을 계단으로 올라가도 힘든거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위험하지 않고 어려운 코스 위주로 찾게 되었습니다.

     

    개인산행을 하다보니 힘든 산을 가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서 걱정이 많았지만 지리산의 경우 많은 등산객이 있고 대피소가 있어서 혹시나 문제가 생긴다면 대피소로 갈수도 있고 긴 코스로 인해서 화장실을 가야할 경우 마찬가지로 대피소에서 해결하면 될 문제였습니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이 비슷하다고 말한 좀 더 가까운 설악산의 오색코스를 먼저 가려고 했으나 설악산 개방이 아직 안된 상태여서 천왕봉에 삘 꽂혀 출발하였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중산리 코스


    지리산 천왕봉 중산리 코스 정보

    우선 코스는 지리산 천왕봉을 가는 가장 대표적인 코스인 중산리로 갔다가 장터목 대피소로 돌아서 원점 회귀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지리산의 경우 블랙야크 100대 명산에서 선정되었고,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도 당연히 선정되었는데 블랙야크의 경우 지리산에서 3개의 봉(천왕봉, 바래봉, 반야봉)을 등록할 정도로 지리산 사랑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신라 5악중 남악으로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1,915m)을 주봉으로 노고단(1,507m), 반야봉(1,751m) 등 동서로 100여리의 거대한 산악군을 이뤄 `지리산 12동천'을 형성하는 등 경관이 뛰어나고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생태계 보고이며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1967년)된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고 한데서 산이름이 유래.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쌍계사 등이 유명 

    - 산림청 100대 명산 선정 이유 -

     

    해발 : 1915m

    코스난이도 : ★★★★★★★★★☆

    산행일시 : 2021년 5월 14일, 금요일 오전 6시 출발

    등산코스 : 중산리 탐방센터 ~ 칼바위 ~ 로타리대피소 ~ 법계사 ~ 천왕봉 ~ 제석봉 ~ 장터목대피소 ~ 중산리 탐방센터

    총소요시간 : 8시간 25분 (하산길 후반부에 뛰어서 내려왔음)

    이동거리 : 11.77 km

    소요칼로리 : 1722kcal

     

    지리산 천왕봉 등산코스

     

    솔직히 아직도 중산리 코스를 돌고 나서 그런지 마치 일을 열심히 하다가 번아웃(Burn out) 당한 것처럼 뭔가 등산 번아웃이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100대 명산 등정 계획 끝자락에 대청봉이냐 천왕봉이냐 놓고 어디를 피날레로 끝낼 것인지 결정한 코스 중 하나였지만 개인산행 20번째 만에 하게 되었고, 천왕봉 등산이 힘든 것도 있었고 그동안 일이 많아져서 예전처럼 등산을 열심히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설악산 공룡능선 정도는 가야 번아웃 아니냐? 할 수 있을텐데요 저는 개인산행이라 그런지 공룡능선은 솔직히 올해 안의 계획에서 제외하여 그렇습니다. 다음에 단체로 갈 때나 공룡능선을 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주차장 ~ 등산로 입구

     

    수많은 유튜버의 영상과 블로그 등을 봤을 때 9시간 정도는 걸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일찍 출발해야 안전하다 생각하여,  지리산 중산리 주차장에서 새벽 2시에 도착하여 차박(캠핑이 아니라 그냥 잤습니다)을 하고 낮이 되어 사람들의 웅성 거리는 소리에 깨어 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새벽 3시 경이 되니 아무래도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이 단체로 도착하여 출발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부러움에 잠을 설치면서 저 사람들 따라 갈까 생각도 했지만 너무 몸이 피곤한 관계로 그냥 좀 더 자고 오전에 출발하자 생각하여 6시 경에 등산을 시작하였습니다.

     

    중산리 탐방센터

     

    지리산 천왕봉 등산을 홀로 시작하니 다른 산에 갔을때에 비해서 뭔가 감격스럽기도 하고, 두려움도 반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입구 ~ 로터리 분기점

    이름부터 뭔가 무시무시한 클라스가 다른...

     

    어느정도 걷다보니 통천길이라는 곳이 나왔고 이제 이 길부터가 슬슬 본격적인 등산 코스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나저나 하늘로 올라가는 관문이라니 뭔가 지리산스럽습니다.

     

    아직은 해볼만한 코스

     

    지리산의 난이도는 제가 느끼기에 전반적으로 "쭈욱~~~" 같은 느낌입니다. 그냥 계속 오르막을 쭈욱~~~~ 한다는 느낌? 사실 이게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오르막이 쭈욱 있기 때문에 하산길은 생각보다 할만하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게도 됩니다.

     

    전 오히려 이게 더 좋았던 것이 월악산의 하봉 ~ 중봉 ~ 영봉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나타나는 것이 더 짜증났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오르막이 계속 있으니 등산 자체가 안전하고, 일정한 텐션을 유지하면서 계속 걸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리산을 오르면서 힘들때마다 레스트 스텝(Rest Step)을 사용해서 걸었었는데 비록 천천히 올라가게 되지만 힘이 덜 들어가게 되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혹시 레스트 스텝에 대해서 모르시다면 아래의 레스트 스텝 포스팅을 보고 연습하시면 오르막 코스가 생각보다 할만해질 것입니다. 물론 저처럼 개인산행을 해서 속도를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을 경우입니다.

     

     

    레스트 스텝(Rest Step) - 오르막에 효과적인 등산 기술

    레스트 스텝 즉 Rest Step은 말 그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걸음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방식은 서양에서 고안된 매우 과학적인 등산 기술이다. 우리가 평지나 하산길에서는 쉬면서 갈 이유가

    darkhero.tistory.com

     

    계속 오르다보니 천왕봉까지 올라가지 않고 적절하게 올라가다가 복귀하는 주변에 사는 분들이 많이 보였고, 뭔가 수련하는 듯한 느낌의 복장으로 왔다갔다 하는 분들을 2~3분 정도 봤던 것 같습니다.

     

     

    칼바위

    칼바위

     

    올라가다보니 누가봐도 아 이건 칼바위구나 싶은 바위가 등장합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일단 아직까지는 쉬운 코스를 왔던 것이고 로터리와 장터목이 분리되는 단계부터 본격적으로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대피소 분기점 ~ 로터리 대피소

    로터리와 장터목이 갈리는 위치

     

    본격적으로 로터리와 장터목이 갈리는 위치에 왔는데 여기부터 난이도가 올라간다는 얘기를 미리 숙지를 하였기에 몬스터 에너지를 한캔 따서 마셨고, 중간에 휴식이 힘들 것 같아서 사과 한개를 먹고 올라갔습니다. 여기부터 로터리 대피소까지 약 2시간 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계속 끊임없이 오르는...

     

    계속 오르막이고 시간의 방에 갇힌 듯한 느낌이라서 이때부터는 걸음을 센 후, 150걸음 마다 미터를 재면서 올라갔습니다. 대략 성인 남성 1걸음이 70cm 정도라고 가정하고 70cm x 150 걸음 = 105m 정도인데 이렇게 걸음수를 샌 후 트랭글을 보니 정말 100미터 정도 이동이 된걸로 나와서 150걸음 걷고 5초~10초 쉬고를 반복 하였습니다.

     

    계단과 돌계단이 무한정 반복됩니다

     

    이렇게 중간중간 계단도 나오고 돌계단도 나오고 바위들도 나오는 코스들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어떤 분들은 중산리 코스에서 초반의 힘듦을 지나치기 위해 아침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이득과 덜힘듦을 얻곤 하는데 이왕 천왕봉까지 올라가는거 버스를 타서 찝찝한 것보단 그냥 처음부터 올라가서 완등하는게 나을거라 생각합니다.

     

     

    천왕봉 코스는 산안에서 나와의 싸움이 계속 되는 곳이지만 이렇게 중간중간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우리나라 자연 풍경이 멋지구나 생각 하면서 올라갔습니다.

     

     

    로터리와 장터목 대피소 분기점에서 약 2시간 정도를 걸어서 올라가면 드디어 로터리 대피소가 나오게 됩니다. 처음 출발한지 약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여기까지의 힘듦은 치악산 사다리 병창 코스로 정상을 올라갔을 때 정도의 느낌인것 같습니다.

     

     

    로터리 대피소

    로터리 대피소의 정면

     

    감격스러운 로터리 대피소에 오니 50~60대 정도의 부부로 보이는 분들이 사이좋게 뭔가를 드시고 이제 막 올라가고 계셔서 아무도 없이 저혼자 덩그러니 앉아 과일을 먹고 에너지를 보충하였습니다. 로터리 안에 화장실이 있는데 확실히 산속이라 그런지 정말 오랜만에 보는 시골 화장실 느낌이었습니다.

     

    사과 1개와 바나나 1개 그리고 방울토마토 등을 먹고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여기부터 천왕봉 까지 2.1km인데 입구부터 로터리 대피소까지가 좀 더 힘들고 로터리 대피소에서 천왕봉 정상까지는 살짝 덜 힘들었던 느낌입니다. 뭐 사실 비슷비슷하지만요.

     

    로터리 대피소에서 보이는 표지판

     

    칼바위부터 천왕봉까지 딱 중간에 있는 대피소가 로터리 대피소입니다. 정신이 헛것이 보이는 것이 순두류가 순두부로 보였던 것 같네요.

     

    식수터

     

    이렇게 중간에 물을 뜰 수 있는 식수터가 있지만 저는 왠지 꺼림칙해서 그냥 물을 많이 싸왔습니다. 그리고 이게 오히려 가방이 무거워 발목을 잡은 것 같습니다.

     

    법계사 ~ 개선문

    법계사

     

    로터리 대피소 부근에 법계사가 있는데 여기에 사는 스님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거대한 바위

     

    정상으로 다가가니 그래도 좀 더 풍경들이 다이나믹해서 덜 힘들었으며 계속 같은 코스를 걸으면 시간이 너무 안가는 느낌이 강한데 코스들이 계속 바뀌면 확실히 재미있고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중간에 이쁜 꽃들도 펴서 카메라로 찍었는데 솔직히 무슨 꽃인지 모르겠네요. 

     

     

     

    조금더 오르다보니 저를 봐도 무서워하지 않는 다람쥐를 만났습니다. 정말 1/2 확률로 다람쥐나 청설모를 매번 보지만 이번 다람쥐는 좀 더 가까이 봐서 좋았습니다.

     

     

    개선문 ~ 정상

    개선문 표지판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간다는 개선문에 서서 잠시 멈추고 풍경을 바라봤습니다. 누구는 개선문이 별 차이 없다 했는데 저는 살짝 좀 더 힘들었는데 다른 코스의 차이점이 개선문쪽은 평지도 중간중간 나오긴 하지만 좀 더 경사가 가파르고 후반부 정상 직전에 나오는 계단 코스는 마지막인데도 중간중간 쉬면서 올라갔습니다.

     

    개선문 부근 바위

     

    개선문 앞에서

     

    정상이 슬슬 보이기 시작하기에 마지막으로 쉰다는 생각으로 잠시 몸을 추스리고 사진도 찍고 바깥 풍경도 바라보고 살짝 쉬면서 다시 출발했습니다.

     

    정상 직전의 풍경 그야말로 예술

     

    지리산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예술인것 같습니다. 맨날 서울쪽 산만 보다가 이렇게 고도가 높은 산들의 정상 부근을 가면 이국적인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확실히 고도가 높은 산들만 느낄 수 있는 풍경인 것 같습니다. 산을 계속 다니다보면 우리 선조들이 왜 수묵화를 그렸는지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상

    천왕봉 정상에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천왕봉 정상에 올라가기에 앞서 정말 마지막 계단 코스에 많은 사람들이 렉에 걸린것 마냥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는데 그나마 다른 것보다 이런 계단코스를 상대적으로 잘해서 한두명씩 제치고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등산을 시작하면서 저를 앞질렀던 사람들은 2~3명 빼고는 못봐서 일찍 출발해 사람들이 별로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사람들인지 어르신분들이 엄청 많았고 기다리다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냥 옆에서 사진을 찍어서 저도 그냥 무시하고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점점 사람들이 한두명씩 올라오고 있고 정상에서는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오래 못있을 것 같아 제석봉 쪽으로 하산하였습니다.

     

     

    하산길, 제석봉 ~ 장터목 대피소

    정상에서 제석봉으로 가는 하산길

     

    정상에서는 어디를 찍어도 예술처럼 나옵니다. 이렇게 보면 구름이 비슷한 위치에 떠 있는데 운이 좋으면 정상에서 구름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안개 말고 양떼 구름과 같은 중층운은 고도 2000m ~ 7000m라고 하니 1915m의 천왕봉에서는 구름을 느낀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떤 느낌인지 궁금합니다.

     

    험한 장터목 가는길

     

    사실 제석봉과 장터목 가는 길은 로터리에서 올라오는 길보다 험한 것 같습니다. 정상을 목적으로 한다면 개인적으로 장터목으로 가는 하산길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면서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하여 힘들고 긴 하산길을 만들었는가 온갖 생각을 다 했던 것 같네요.

     

    바위 속안으로 들어가는 계단

     

    중간중간 특이한 코스의 계단들도 나왔는데 저는 공황장애 증상이 있다보니 이렇게 뭔가 들어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개바위

    모르고 지나쳤을 바위였던 것 같은데 제 뒤에 2분의 중년 남성이 "저기가 개바위야"라고 해서 저도 잠시 멈췄습니다. 정말 모습을 보니 영락 없는 진돗개같은 모습이라서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고사목들

    고사목들

     

    좀 더 내려가니 뭔가 다른 풍경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나무들이 모조리 죽어서 고사목이 되어 있는데 이는 정말 안타까운 역사가 있습니다.

     

    1. 인간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 제석봉 고사목
    제석봉 고사목이 생긴 이유는 이승만 정권 말기에 권력자의 친척이 도벌 후 방화를 한 사건 때문이다. 자신의 죄를 지우기 위해 자연을 훼손한 것이다. 한 인간의 사리사욕으로 인해 아름드리 나무가 고사목 군락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출처, http://www.jirisantour.com/tour/tour_view.jsp?menu=tour&submenu=main&idx=T100189

     

    예술적인 경치, 안타까운 고사목

     

    여기에 고사목들이 아니라 아름드리 나무들이 많았으면 어땠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정말 그 어떤 모습보다 아름다웠을텐데 말입니다.

     

    장터목 대피소 ~ 중산리 주차장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쉬질 못했다

     

    제석봉을 지나 장터목 대피소에서 쉬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쉬질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고등학생들로 보이는 학생들이 단체로 등산을 왔기 때문인데 코로나로 인해서 집합금지인 상황인데 100명 정도 되는 학생들이 단체로 여길 와도 되는건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역별로 다를 수 있겠지만 마스크를 쓰는 것도 아니고 다닥다닥 오밀조밀 뭉쳐앉아 김밥을 먹는 모습을 보니깐, 저기에 한두명 코로나 확진자 있으면 난리도 아니겠네 싶어서 쉬지 못하고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장터목 대피소

     

    그렇게 유명한 장터목 대피소는 저한테 거쳐간 대피소로 남게 되었습니다. ㅠㅠ

     

     

    계곡

    쉴 수 있는 계곡

     

    장터목 대피소를 그냥 지나치게 되면서 너무 배가 고팠지만 내려가면 뭔가 앉을 자리 같은 것이 있겠지 싶어서 계속 걸었는데 아무리 걸어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가족이 계곡에서 잠깐 발을 담구며 쉬는 것을 보고 저 역시 계곡 쪽으로 가서 참외와 칼로바이 단백질 음료수를 마시니깐 살 것 같았습니다.

     

    올라갔던 길은 힘들지만 만족감이라도 있었지 하산길을 정말 지루하고 아무런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정말 등산은 하산길이 더 힘든것 같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터벅터벅 걷다가 후반부에는 어느정도 뛰는 듯한 느낌으로 내려갔습니다.

     

    살짝 뛰면서 가니깐 뭔가 긴장이 되는 것도 있지만 확실히 하산길이 빨라져서 이렇게 위험하지 않는 길은 왠만해서는 후다닥 뛰면서 빨리 끝내는 것이 나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천천히 걸어가니 무릎에 더 무리가 오는 느낌이었는데 뛰면서 가니깐 신기하게도 무릎에 무리가 가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소원 돌탑

    소원 돌탑 군락지(?)

     

    한참을 내려갔을 때 정말 신기한 광경이 눈앞에 펄쳐졌습니다. 평평하게 넓은 곳에 작은 돌들과 바위들이 있고 온통 소원 돌탑들도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슨 소원 돌탑 군락지같은 느낌이었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으면 이랬을까 싶기도 하고 그냥 산속에 이렇게 많은 돌들과 바위가 있다는 거 자체가 신기했습니다.

     

    후반부에는 계속 달리면서 갔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하산길만 3~4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긴 하산길을 가니 월악산 영봉의 하산길처럼 차라리 힘든게 낫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또 영봉같은 곳을 가면 정상 찍을때 정상을 찍는 느낌이 아니라서 하산하는 코스가 두렵기도 합니다만...)

     

    운동 기록 리포트와 교훈

    정말 이쁜 산 코스

     

    지리산 천왕봉 코스를 기록한 리포트를 보면 정말 하산길은 직선처럼 쭈욱 내려가고 있고 전반적으로 들쑥 날쑥하지 않고 올라갔다 쭈욱 내려가는 전통적인 산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천왕봉을 올라가면서 느낀점은 너무 많은 짐을 챙기지 말자라는 것입니다. 장기간 등산이 걱정돼서 물과 음료수, 먹을 것들을 잔뜩 싸왔는데 가방은 되도록이면 가볍게 해서 올라가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등산이 끝나고 먹지 못한 음식들과 물과 음료수를 합치면 약 2kg 정도 더 된것 같은데 차라리 가방이 가벼웠으면 덜 먹었을테고 덜 힘들었을텐데라는 후회가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대피소에 물을 뜰 수 있으니 가방은 되도록이면 가볍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과일 위주로 챙겼었는데 과일과 초코바등을 섞어서 좀 더 덜 무겁게 해서 갔었으면 7시간대에 갔다왔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천왕봉으로 갔다가 다시 로터리 대비소로 하산하는 길을 선택하면 6시간대로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